1995년의 감동을 2022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11월에 개봉한 영화 러브레터. 그 때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는 친구와 함께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고 펑펑 울며 나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후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만 되면 항상 생각나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 러브레터인데요,
2022년이 국내 재개봉만 벌써 8번째라고 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작이라는 뜻이겠지요.
"가슴이 아파 이 편지는 차마 보내지 못하겠어요. "
영화는 하얀 설원 위의 와타나베 히로코 (나카야마 미호) 를 비추며 시작됩니다. 그녀는 젊은 나이에 설산에서 조난당해 죽음을 맞이한 남자친구 후지이 이츠키의 추도식에 참석하러 온 것입니다. 추도식이 끝난 후 이츠키의 어머니를 모셔다 주러 간 그의 집에서 우연히 중학교 졸업앨범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그녀는 졸업앨범 뒷편의 주소록에서 이츠키의 예전 집 주소를 몰래 적어옵니다.
상실감과 슬픔을 달래기 위해서였을까요.
이츠키의 예전 집은 이미 도로가 나서 없어져버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녀는 이츠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후지이 이츠키님, 잘 지내셨나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그녀는 이츠키의 이름으로 온 답장을 받게 됩니다. 그 답장을 받은 히로코는 장난일지 몰라도 실은 좀 기쁘다고 이야기합니다. 애인을 잃은 슬픔에 젖어있는 히로코는 영화 내내 크게 웃는 적이 없는데 이 대사를 말하며 살며시 미소를 짓습니다. 이츠키를 향한 그녀의 그리움이 느껴져 마음이 아픈 장면이었습니다. 히로코와 이츠키는 한동안 편지를 주고 받게 됩니다. 그러던 중 히로코는 편지를 주고 받던 사람이 동명의 후지이 이츠키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히로코는 동명의 이츠키에게 자신이 사랑했던 후지이 이츠키의 중학교 때 모습과 일화에 대해 알려달라고 합니다.
이츠키는 히로코의 부탁으로 잊혀졌던 중학생 시절을 추억합니다. 그리고 순수했던 중학생 시절의 두 후지이 이츠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영화의 배경, 설경의 순수함을 머금은 오타루
후지이 이츠키가 어릴 적 학교를 다니던 곳, 히로코와 이츠키가 편지를 주고받는 배경이 일본 홋카이도의 오타루인데 바로 이곳이 러브레터의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오타루는 영화 러브레터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윤희에게" 와 여러 뮤직비디오의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영화 러브레터 때문인지 저도 아주 옛날부터 오타루에 가보는 것이 하나의 로망이었는데 몇년 전 드디어 오타루에 다녀오면서 그 로망을 실현시켰습니다. 삿포로역에서 열차를 타고 달리는 동안 끝없이 펼쳐져있는 설국의 모습이 이게 실제인지 꿈인지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하얀 눈이 쌓여 살포시 얼어있는 오타루의 운하와 오르골 당의 낭만적인 모습에서 영화 러브레터의 흔적을 쫓던 기억이 납니다.
"오겡키데스까? 와타시와 겡키데스"
이츠키가 죽은 산으로 가서 히로코가 절절한 마음으로 외치던 오겡키데스까.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이 영화의 명대사입니다. 애인이 죽은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히로코의 슬픔과 애절함과 고통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히로코는 이츠키를 떠나보내기 위해 오겡키데스까를 끝도 없이 외친 것일까요.
한편 여자 이츠키는 중학교 시절을 다시 한번 추억하기 위해 자신이 다니던 중학교를 찾았다가 도서관에서 소년 이츠키가 "후지이 이츠키"를 수도 없이 적어놓은 독서카드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아무도 빌리지 않은 책의 도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놓는 것을 좋아했어요."
"도서카드에 쓴 이름이 정말 그의 이름일까요? 그가 쓴 이름들이 당신 이름인 것만 같군요."
그녀는 학생들이 가져온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에 꽂혀있던 독서카드를 보게 됩니다.
독서카드의 뒷면에는 소년 이츠키가 그려놓은 소녀 이츠키의 초상화가 있었고 이를 통해서 뒤늦게서야 그들이 나눴던 감정을 알아챕니다. 그 시절 두 후지이 이츠키들은 순수했고 부끄러웠기에 더없이 애틋했던 자신들의 감정을 나누지 못했고 소중한 시간들을 잃어버린 채로 살아왔던 것입니다. 서투른 첫사랑의 맑음과 순수함이 담겨있어서 마음이 절절해졌던 영화, 한겨울 눈이 펑펑 내리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영화 러브레터였습니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2) | 2022.12.27 |
---|---|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K-드라마 오징어게임 (0) | 2022.12.26 |
크리스마스에 딱! 로맨틱 코미디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 (0) | 2022.12.25 |
크리스마스 추천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 (1) | 2022.12.24 |
요즘 핫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줄거리 및 결말 (0) | 2022.12.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