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안보고 로맨틱 코미디를 논하지 말라!
오늘 리뷰할 영화는 1999년 개봉한 영국 영화 노팅힐입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이라고 할 정도로 전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수많은 청춘남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영화입니다. 개봉한지 2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영화 OST 중 한 곡인 엘비스 코스텔로가 부른 'She' 는 결혼식장에서 사용될 정도입니다. 저도 이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때때로 보곤 하는데요, 세월이 흘렀어도 전혀 촌스럽거나 어색하지 않고 정말 로맨틱 코미디의 클래식, 정석으로 불릴 정도로 여전히 아름답고 설레는 영화입니다.
여배우와 평범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
이혼남 윌리엄 (휴 그랜트) 은 영국의 노팅힐에서 파란 대문집 서점을 운영하며 소소하고 평범하게 살아갑니다. 그의 서점은 여행전문서적을 판매하는 작고 소박한 곳입니다.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그에게 엄청난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미국의 톱 여배우 애나 스콧 (줄리아 로버츠) 이 그의 서점을 방문한 것입니다.
이 엄청난 사건에 윌리엄은 한껏 흥분하지만 그 때 뿐입니다.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오렌지 쥬스를 사가지고 오는 길, 다시 만난 애나와 부딪친 그는 애나의 옷에 오렌지 쥬스를 쏟아버리고 맙니다. 윌리엄은 근처에 있는 자신의 집에 애나를 데려가 씻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게 배려해줍니다. 그리고 헤어지기 직전, 갑작스레 그녀가 윌리엄에게 키스를 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애나가 윌리엄을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로 초대를 합니다. 설레는 마음에 꽃다발을 사가지고 간 윌리엄은 그곳이 기자들이 애나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합니다. 어느 잡지사에서 나왔냐는 다른 기자의 질문에 윌리엄은 "Horse and hound" 라고 답합니다. 졸지에 "말과 사냥개" 잡지사의 기자가 되어버린 윌리엄은 애나에게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하고 애나는 웃음을 터뜨립니다.
윌리엄은 매니저의 눈을 피해 애나를 여동생의 생일 파티에 초대하고 애나는 초대에 응합니다. 여동생의 파티에서 그저 평범한 여자처럼 윌리엄의 친구들과 즐겁게 파티를 마친 애나는 그를 자신의 호텔로 데리고 올라갑니다. 그러나 뜻밖에 그녀의 방에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와 있었고 당황한 애나는 윌리엄을 호텔 직원이라고 얼버무리고 보냅니다.
친구들의 위로에도 윌리엄은 애나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어느날, 애나는 또 불쑥 윌리엄의 눈앞에 나타납니다. 무명 시절에 찍은 누드 사진이 신문의 1면에 공개되어 곤란에 빠지고 상처 받은 다음 날이었습니다. 무작정 윌리엄을 찾아온 애나에게 그는 일이 잠잠해질때까지 머무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윌리엄의 플랫 메이트 스파이크가 애나 스콧이 자기 집에 머문다고 소문을 퍼뜨리고, 기자들이 몰려와 애나는 또다시 곤경에 빠집니다. 그녀는 윌리엄이 유명세를 타고 싶어서 소문을 냈다고 오해하고 화를 내며 윌리엄을 떠납니다.
이렇게 오해로 또다시 멀어진 그들이지만 애나가 촬영차 영국에 다시 오자 윌리엄은 촬영장으로 그녀를 찾아갑니다. 작은 오해가 있었지만 애나는 그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직업과 성격에 또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운 윌리엄은 그녀를 거절하지요. 애나는 상심하지만 이해한다며 떠납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 윌리엄은 그녀를 잡으러 갑니다. 영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예전 첫만남에서 그랬듯이 기자인척 질문을 던집니다.
"윌리엄씨와 친구 이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나요?"
"네 없습니다."
"윌리엄씨가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반성하고 용서해달라고 한다면요?"
"그러길 바라지만 그러지 않을거예요."
윌리엄의 질문에 그녀는 대답을 하고 마지막으로 매니저에게 아까 전에 한 질문을 다시 해달라고 합니다. 전에 한 질문은 "영국에는 얼마나 더 있으실껀가요?" 였는데요, 처음엔 이 질문에 오늘밤에 영국을 떠날거라고 했었지요. 그러나 두번째 질문에는 "Indefinately (영원히)" 라고 대답하며 카메라는 환하게 웃는 윌리엄과 애나의 얼굴을 비춰줍니다. 주변의 기자들도 그제야 눈치채고 윌리엄의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마지막 장면으로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윌리엄과 그런 그의 무릎을 베고 누운 임신한 애나를 보여주며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평범한 삶에서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가슴 설레는 영화 노팅힐이었습니다.
평론가 한줄평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 나온지 2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의 교과서'로서 빛나는 작품.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라는 '로코신'들의 조합은 완벽 이상이며, 로저 미첼 감독의 연출은 디테일이 강하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적절한 케미를 보여주며, OST는 영화의 감성에 완벽히 부합하면서 영화를 이끈다. 아쉬운 건, 이 영화 이상의 로맨틱 코미디가 좀처럼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것.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 시간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영화들이 있다. 세월이 흘러도 훼손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빛나는 영화들.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들. 생각만 해도 미소 짓게 하는 영화들. '노팅힐'은 이 분야의 대모다. 두 눈 껌벅이는 휴 그랜트의 수줍은 표정과 줄리아 로버츠의 화사한 미소와, 녹아내릴 정도로 낭만적인 프로포즈와, 아름다운 풍경과, 깔끔한 각본과, 감성적인 OST등이 최적의 상태로 만나 당신이 사랑에 빠지고 싶게 만든다. 2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 연휴 영화 편성표 깔끔하게 총정리! (0) | 2023.01.19 |
---|---|
돌이킬 수 없는 걸음, 영화 장화,홍련 (0) | 2023.01.15 |
영화 기생충 리뷰 및 해석 (스포주의) (4) | 2023.01.11 |
처절한 복수극,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스포주의) (2) | 2023.01.10 |
여기서 나가야해! 영화 겟아웃 (2) | 2023.01.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