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조던 필의 화려한 감독 데뷔
조던 필 감독은 '키앤필' 이라는 코미디 시리즈로 널리 알려져있는 코미디언입니다. 저는 조던 필 감독을 감독이 아니라 코미디언으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키앤필' 시리즈를 즐겨보곤 했었는데 그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가 훌륭해서 자주 찾아보곤 했었죠. 그런 그가 감독으로 변신을 꾀한 작품이 바로 영화 겟아웃입니다. 그는 이 작품으로 그냥 감독으로 데뷔만 한 정도가 아니라 화려하게 세상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영화로 각종 감독상과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습니다. 흑인인 조던 필 감독이 인종 차별과 백인 우월주의 그에 따른 갈등에 대해서 스릴 넘치게 풀어낸 영화 겟아웃,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흑인 남자친구가 백인 여자친구 집에 초대받으면 생기는 일
흑인인 크리스는 촉망받는 사진작가입니다. 그는 백인 여자친구 로즈의 집에 초대받아 그녀의 집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흑인인 것을 여자친구 로즈가 부모님에게 아직 말하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입니다. 로즈는 크리스를 안심시키며 그녀의 집으로 향하던 중 사슴이 튀어나와 로드킬을 하게 됩니다. 경찰을 불러서 일을 처리하는데 백인인 로즈가 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에게만 면허증을 요구하는 등 인종차별적 행태를 보입니다. 로즈는 경찰에게 크리스의 면허증을 보여주기를 끝까지 거부합니다. 크리스는 인종차별에 당당히 맞서 행동하며 자신의 남자친구를 괴롭히는 사람은 가만 두지 않겠다는 로즈의 모습을 칭찬합니다.
로즈의 집에 도착한 크리스는 로즈의 부모님에게 열렬한 환대를 받습니다. 크리스는 로즈의 집안을 소개받으며 로즈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 흑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로즈의 아버지는 백인 고용주와 흑인 피고용인의 관계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예전부터 이 집안에서 함께 해온 사람들이라 내칠 수 없었다고 이야기 하고 크리스는 수긍합니다.
그러나 그 집에서 지낼수록 크리스는 점점 이상한 느낌을 받습니다. 친절하지만 어딘가 소름끼치는 그녀의 부모님들, 또 친절한 말투에 눈빛은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흑인 고용인들. 흑인 가정부 조지나의, 입은 웃지만 눈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부조화스러운 그녀의 표정연기와 소름끼치는 영화의 분위기가 잘 어우러지는 장면이었습니다. 로즈의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직 담배를 끊지 못했다는 크리스의 말에 로즈의 최면술사인 로즈의 엄마가 최면 치료를 권하고 얼떨결에 크리스는 심연 깊은 곳으로 빠지는 최면에 걸렸다가 깨어납니다.
다음날이 되고 크리스는 로즈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여합니다. 파티의 참여자는 크리스만 빼고 모두 백인이었는데 그들은 크리스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흑인의 신체에 관한 고정관념 같은 칭찬을 늘어놓습니다. 이에 크리스는 점점 불쾌해집니다. 파티장 곳곳을 사진 찍으며 돌아다니던 크리스는 유일한 흑인인 로건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인사합니다. 그런데 본인이 아는 사람 같아서 몰래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내려다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고 그 순간 로건은 발작을 일으키며 크리스에게 "Get out!! Get out!! You should get the fu** out of here!!" 라면서 소리칩니다.
이 집안에서 일어난 일들에 혼란스럽고 불안한 크리스는 그 집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기 시작하는데 짐을 싸던 중 어떤 사진 뭉치를 발견합니다. 흑인 남자친구가 처음이라는 로즈의 말이 무색하게 그 사진 뭉치 속에는 흑인 남자들과 한껏 다정하게 찍은 로즈의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로즈도 한통속이라는 것을 깨달은 크리스는 그 집에서 도망가려다 로즈의 가족들과 대치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다시 로즈의 엄마에 의해 최면에 빠져 쓰러집니다. 최면에서 깨어난 크리스는 몸이 결박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그 집은 흑인들의 신체적 우월성을 동경해 온 백인들이 흑인들을 납치 혹은 유인해 뇌이식을 자행하여 그들의 신체를 빼앗는 작업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깨어난 크리스는 어떻게 될까요? 그 집에서 무사히 빠져 나갈 수 있을까요?
평론가들의 한줄 평
송경원 (씨네21 기자) : 호러영화의 완성도는 타이밍과 호흡, 그리고 분위기에 좌우된다. 미묘하게 뒤틀린 분위기를 통해 불안을 자아내는 솜씨는 신인 감독이라 믿기 힘들 정도. 군더더기 없이 쭉쭉 치고 나간다. .그에 비하면 인종 차별을 소재의 일부로 풀어낸 서사는 차라리 평이한 수준. 그럼에도 장르적으로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맛은 일품이다. 밋밋한 일상에서부터 잠식해오는 트럼프 시대의 호러. 익숙한 듯 새롭다.
박평식 : 의뭉하게 웃기며 엎치락 뒤치락
이용철 : 존 프랑켄하이머를 기억하게 하는 감각
허남웅 : 오바마 시대에 몇몇 트럼프가 꿈꿨을 검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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