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들의 동물원 탈출기
어제 동네 쇼핑몰에 다녀왔는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북적북적 사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많았는데 그러고보니 방학이더군요. 심심함에 몸부림 치고 있을 어린이들을 위해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하나 소개시켜 드릴까 합니다. 17여년전에 개봉했지만 지금 봐도 너무 재미있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입니다.
뉴욕 동물원의 명물 사자 알렉스 (벤 스틸러) 는 정글의 왕이지만 사실은 정글에는 한번도 가본 적도 없고 가고 싶어하지도 않는 뉴욕 토박이입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포효하고 포즈를 취하며 사람들의 환호성과 인기를 얻는 것을 즐기는 뉴욕 동물원의 스타입니다. 큰 인기 덕분에 동물원에서 왕 대접을 받고 있는 그는 동물원 생활에 대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친한 친구들이 있는데 얼룩말 마티 (크리스 록), 기린 멜먼 (데이빗 쉬머), 하마 글로리아 (제이다 스미스) 가 그들입니다. 그들 역시 온실 속의 화초처럼 동물원 생활이 적성에 딱 맞는 친구들입니다. 얼룩말 마티만 빼고 말입니다.
드넓은 초원을 달리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마티는 모두가 잠든 어느날 밤 동물원 탈출을 감행합니다. 마티가 사라진 것을 눈치챈 알렉스, 멜먼, 글로리아는 그를 찾아 도시를 샅샅이 뒤지며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마티는 펭귄들이 알려준 대로 야생으로 가기 위해 뉴욕의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로 갑니다. 어찌어찌 4인방은 그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결국 터미널에서 사람들에게 생포됩니다.
인간 세상을 발칵 뒤집은 그들은 동물보호협회에 의해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야생으로 돌려보내지게 됩니다. 케냐 야생 동물 보호 구역으로 향하는 배에 갇히게 된 4인방은 서로를 탓하며 티격태격 싸웁니다. 그러던 중 같은 배에 타고 있던 펭귄들이 배의 항로를 남극으로 바꿉니다. 이 과정에서 4인방이 갇혀 있던 상자가 바다에 떨어지게 되고 그들은 기나긴 표류 끝에 낯선 미지의 정글 마다가스카의 해안가에 도착합니다.
그들은 처음에는 낯설기만 한 야생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동물원으로 돌아가기만을 바랍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야생의 정글은 점점 그들안의 본능을 깨웁니다.
마다가스카의 왕, 킹 줄리언
이 영화에서는 굉장히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하나 등장하는데 바로 줄리언 대왕입니다. 4인방이 정글을 헤매다가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가까이 간 곳에서는 알락꼬리 여우원숭이 무리들이 춤을 추며 파티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 파티의 중심에는 파티광인 줄리언 대왕이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흥겹게 파티를 즐기고 있는 와중에 이들을 잡아먹으려는 푸싸들이 나타나고 4인방은 본의 아니게 우연히 푸싸들을 물리치며 여우원숭이들의 영웅으로 대접받습니다.
줄리언 대왕은 자신을 위대한 왕이라고 칭합니다. 아무도 딱히 왕으로 추대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왕이 되기를 자처한 느낌이 강합니다. 다른 여우원숭이들도 그냥 대충 장단만 맞춰주는 것 같습니다. 거만하고 자기애 강하고 이기적인 캐릭터이지만 그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럽습니다. 음악만 나오면 춤을 춰대는 흥 많은 줄리언 대왕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평판을 신경쓰며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써 줄리언 대왕의 '다른 사람들 평판 다 필요없어! 내가 최고야! ' 정신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여우원숭이들의 파티에 나오는 음악은 1990년대에 활동했던 미국 가수 Reel 2 real의 I like to move it 이라는 곡인데요, 원곡도 좋지만 줄리언 대왕의 목소리와 춤은 중독성이 강해서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유명 배우들의 더빙
영화 마다가스카는 유명 배우들의 더빙으로도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사자 알렉스는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의 배우 벤 스틸러, 얼룩말 마티는 유명 코미디언 크리스 록, 기린 멜먼은 시트콤 '프렌즈'의 데이빗 쉬머, 하마 글로리아는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스미스가 각각 더빙을 맡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배우 송강호가 알렉스의 더빙을 맡아 특유의 유쾌함을 선사했습니다.
추운 겨울이 질릴 무렵 영화 마다가스카로 남국의 정취를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기나긴 겨울 방학을 맞아 심심한 어린이들과 육아에 지친 부모님들께 추천하는 영화 마다가스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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